Dr.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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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에 글을 쓸때면..

  1. 나의 생각을 정리하고 글을 쓴다는 것과
  2. 나의 생각을 난삽하게 마구 널어 놓는다는 것

은 분명이 다른 행위이다.

블로그라는 도구는 1번의 목적에 맞게 설계된 것이고, 2번과 같은 행위는 포스트 잇이나 연습장의 낙서 정도로나 어울릴 것이다.

이 블로그는 보면 알겠지만 (별 보는 사람도 없겠지만) 딱히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운영되는 블로그가 아니다. 이 얘기, 저 얘기 내가 쓰고 싶은 내용을 쓸 수 있는 공간이다. 하지만, 블로그에 새글 쓰기 버튼을 누르면 나오는 Title과 Post의 하얀 네모 상자가 너무나 부담스럽다. 내 블로그임에도 불구하고

‘여기에 글을 쓰려면 적어도 남에게 보이기 쪽팔리지 않을 글’을 써야 한다는 의무감을 하얀 상자들이 되새겨주는 듯 하다.

오늘 저녁에 버스타고 오면서 생각했던 ‘사람이 살면서 느끼는 외로움은 어떤 종류가 있을까’ 및 ‘돈을 벌려면 뭘 해야 되는가’ 및 ‘나는 어떻게 하면 여자친구가 생길까’ 등등의 채 1분에서 5분을 넘지 않는 사고의 단편들을 끄적일 수 있는 공간으로는 이 블로그가 적당하지 않은 것 같다.

다이어리나 메모지에 쓰기에는 내 손이 펜 보다는 키보드에 더 익숙하여 힘들고, 웹이라는 공간에 그러저러한 짤막한 생각들을 올린다는 것이 일종의 자기노출을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트위터를 가끔씩 쓰긴 한다)

(별 관계 없지만 같은 맥락일 수 있는 이야기)

보통 우리가 보고 쓰는 글은 위에서 아래로, 왼쪽에서 옆으로 사고의 흐름이 진행되는 글이다. 이런 글을 쓰려면 위에서 뭘 말해야 하고 그 다음에는 뭘 말해야지 하는 정리작업이 선행되지 않는 이상은 보기 좋은 글을 쓰기 힘들다.

일상을 지내다보면 어떤 말을 하고 싶긴 한데 정확히 어떤 주제가 떠오르는지 모를 때가 가끔씩 아니 꽤나 자주 있는 것 같다. 말,글에 별로 능통하지 못한 나같은 사람이나 자신이 어떤말을 하고 싶은지도 모르는 것 같긴 하지만… 어쨌든, 하나의 얘기를 완성하기 위한 짤막짤막한 단편적 생각들을 ‘무순’으로 ‘싸지를’ 수 있는 도구가 있으면 좋을듯 싶다. 그리고 하고 싶은 얘기가 완성되면 그 ‘싸질렀던’ 흔적들은 뒤로 샥 감추는 그런거.

전문적인 블로거가 아닌 이상은 자신의 신변잡기적 내용을 rss 피드에까지 실어서 보낼 이유는 잘 없어보이고, 굳이 조직화된 글을 통해서 보여줄 이유도 없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위에서 말한 그런 도구같은게 있다면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 같다.

블로그에 글 쓰기 부담스럽다는 한 줄 생각이었다. 만약에 읽는 사람이 있다면 동의못하거나 이해불가한 내용에 대한 태클은 반반의 확률로 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