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누라이프를 쓰면서.
내가 요즘 주로 들어가는 싸이트를 말해보면,
http://www.snulife.com
http://www.snucse.org
정도 꼽을 수 있겠다. 아니, 다른 싸이트는 거의 들어가지 않는다.
거의 중독이다 싶을 정도로 일정간격으로 새 글을 검사하고 있다. 스누씨야 뭐 당연히(?) 그럴만한 공간이라는 것에는 컴공과 사람 누구도 뭐라하지 않을 것이다.
스누라이프도 스누씨만큼 중독성이 강한 것 같다. 스누라이프라는 서비스가 뭔가 유저에게 편리함을 제공하기 때문에 그런것이 아니라, 그냥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이런저런 사는 얘기들을 늘어놓고 논다는 것 자체가 흥미로운 것이다. 이런 중독의 요인은 스누씨의 경우와 비슷하다 할 수 있다. 뭔가 게시판 밖에 없지만, 별다른 기능을 제공하지는 않지만 ‘사람’이 있기에 커뮤니티가 운영되는 것을 볼때, 잘 나가는 SNS의 조건 중 ‘유저확보’가 중요한 문제중 하나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망해가고 있지만, 스누인즈(http://www.snuins.com)라는 사이트도 있다. 처음에는 버스에서 광고도 때리고 열심히 홍보를 했는데, 지금은 거의 망해가서 나는 야식집 전화번호 찾을때나 들어가는 곳이다. 여기가 실패한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단순히 스누라이프랑 똑같은 기능 (적어도 내가 바깥에서 구경했을때는 그렇게 생각된다. 물론 내부적으로도 뭔가 더 기능이 있겠지만 그건 스누인즈가 드러내놓지 못한 것이다.)을 가지고 사이트만 열어놓으면 알아서 유저들이 넘어올 것이라고 생각한 데 있는 것 같다. (스누인즈 개발자가 이 글을 보면 매우매우 화가 날 것이나, 적어도 외부인인 내가 봤을땐 별로 특별한 기능이 있는 것도 아니고, 게시판에서 신선함을 찾기도 힘들었다.)
유저는 왠만하면 관성을 버리지 못한다. 그래서 프로그램을 만들때, 후발주자는 항상 자기보다 먼저 나온 것의 모든 기능을 다 구현하고 더 구현하거나 그 기능들을 좀 더 편리하게 구현해야 겨우 유저가 옮아올까 말까다. 처음에는 신기한듯 얼리어답터 몇명이 와서 이런저런 글을 써주면서 어쩌구 저쩌구 해주시겠지만, 거기서 유저 수가 saturated되어버리면 있던 얼리어답터들마저 빠져나가는 현상이 생긴다. 하지만 스누라이프의 경우에는, 만들어질때 ‘서울대인의 통합커뮤니티’성격을 띤 서비스는 존재하지 않았고 운좋게도 먼저 블루오션에 뛰어든 바람에 지금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볼 수있다.
지금 활동하고 있는 동아리에서도 비슷한 성격의 서비스를 만드려 하고 있다. 위에 말했던 내용은 모두가 잘 알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비슷한 실수를 만들지는 않겠지만, 유저가 자신의 관성을 버리고서라도 편리하다 좋다 하면서 올 수 있는 기능들을 만들지 않으면 이 시도도 공허하게 끝날 가능성이 크다.
비슷하지만 다른 얘기를 잠깐 해보면,
며칠 전에 ‘창의적 종합설계경진대회’라는 데에 참가했었다. 전시작 자격으로 가서 부스를 지키고 있는데 어떤분이 오더니 명함이랑 작은 판촉물(작은 스테플러)을 주더니 사라지셨다. 명함에는 이름하고 현재 서비스하고있는 사이트 주소가 적혀있었고 들어가보니 동아리에서 만드려고 하는 것과 거의 흡사한 성격의 커뮤니티가 운영되고 있었다. 물론 그곳도 게시판으로 떼운 구석이 많긴 하지만, 새로운 서비스 ‘하나’를 제공하면서 유저를 끌어모으려는 심산이었다. (그 새로운 서비스라는게 컴공과사람들에게는 별 신기하진 않을수도 있다. 이미 공개했던 것이었으니까. 문제는 그걸 외부에 누가 먼저 잘 포장해서 퍼트리느냐이다.)
후배랑 나는 ‘허접하다, 게시판 떡칠이다, 뭐하려는 건지 잘 모르겠다’ 등의 말을 하며 까대긴 했지만, 나는 스누라이프의 경우를 생각하면서 경계해야할 서비스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물론 우리가 지금 생각하고 있는 기능들을 ‘다 구현한다면’ […] 다 이길 수는 있겠지.)
요새 이런저런 사이트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커뮤니티 사이트를 표방하고 몇개의 RIA 스러운 것들을 지원하는 듯 하나 그렇게 눈에 띄게 ‘멋지다!’고 생각되는 서비스는 많지 않았다. 이미 이쪽 부문에 뛰어든 서비스가 많아서, 만들 때 정말 ‘멋져보이게(ㅋㅋ)’ 만들지 않으면 경쟁에서 이기기에는 힘들것 같다. 아무리 서비스가 좋아도 후발주자의 약점을 가지고있으니까.
결론은, 하려면 제대로 하자 정도. 되겠다.